한기석 기자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7월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3주년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보 전달자 역할에만 충실하라”고 박 구청장을 향해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를 강하게 항의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2월, 광역자원회수시설 행정소송 관련 주민간담회에 참석한 박강수 마포구청장 특히 마포구는 오 시장이 마포구청장이 소각장 반입 지연을 주도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는 사실과 다르며, 해당 시위는 주민지원협의체가 자발적으로 진행한 합법적 집회”라고 반박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구청장은 마포구민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 공무원이지, 서울시장의 하급 직원이 아니다”라며 “이는 지방정부가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권한을 무시한 것으로 매우 부당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자치는 자율과 분권의 원칙에 기반해야 하며, 서울시장은 상명하달식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또한 “마포구민이 소각장 앞에서 수십 일째 심야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구청장이 이를 대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직무유기”라며 “서울시장이 정보전달만 요구한 것은 매우 권위적인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마포구는 오 시장의 발언을 “마포구청장뿐 아니라 37만 마포구민을 폄훼한 모욕적인 처사”라고 규정하며, 서울시가 지난 수십 년간 마포구에 집중시켜온 환경적·정신적 부담에 대한 깊은 무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마포구 난지도에는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서울시 전역의 쓰레기가 1톤 트럭 8천만 대 분량 이상 매립됐으며, 2005년부터는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을 통해 중구, 종로구, 용산구, 서대문구의 쓰레기까지 소각 처리해왔다.
서울시는 이 시설 이용의 대가로 마포구에 200억 원의 발전기금을 지급한 것을 충분한 보상이라 주장했으나, 마포구는 이를 “과도한 희생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하며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
마포구는 서울시가 2022년 8월 상암동을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일방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30년 넘게 희생을 감내한 마포구민에 대한 일방적 결정”이라며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날 마포구는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결정 취소소송’과 관련해 서울고등법원에 ‘원고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직접 참여한다고 밝혔으며, “서울시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입지결정에 끝까지 법적·행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시가 지난 5월 마포구를 배제한 채 기존 4개 자치구와 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 협약을 ‘시설 폐쇄 시까지’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절차적 정당성과 형평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철회 촉구와 함께 강경 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소각을 해법이라 주장하는 서울시의 논리는 진보가 아닌 퇴보”라며 “구청장을 비난하고 입장 대변만 요구하는 것은 대화의지가 없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는 “쓰레기 문제의 해법은 감량과 자원순환에 있으며, 마포구는 주민과 함께 소각장 문제를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